$%name%$님, 안녕하세요. 도브리입니다.
지난 한 주 어떻게 지내셨나요?
일주일이 참 빠르네요. 요즘 저는 오늘의 날짜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기분이에요. 작년 이맘때엔 아르바이트와 여러 모임을 병행하면서 체력적으론 힘들어도 활력이 돌았던 것 같은데, 요새는 전처럼 삶이 생생하지 않은 것 같아요. 마음이 분주한 데 비해 몸이 바쁘지 않아 그런가 싶어 얼른 다른 일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기록을 통해서만 붙잡아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간 일기 쓰기를 너무 게을리했나 싶기도 하고요. 시간이 뭉텅이로 가고 있군요.
지난 주말엔 오랜만에 고향집에 다녀왔어요. 저의 고향은 지방 소도시의 작은 시골 마을인데요. 사람 소리보다 새소리가 더 자주, 더 크게 들리는 곳이에요. 몇 해 전부터 이맘때면 고향집 지붕 아래에 둥지를 튼 제비들을 볼 수 있는데요. 제비 가족이 번성하는 모양인지 매년 제비집 갯수가 늘고 있다나요. 올해엔 제비집이 무려 다섯 개나 생겨있더라고요. 새 배설물 등 여러모로 신경쓸 게 많아질텐데도 아빠는 철마다 돌아오는 제비가 반가운 눈치입니다. 매번 자랑하듯 얘기하는 걸 보면 말이에요.
고향집에 온 가족이 모이면 현관에 가까운 침대방을 저와 언니가 함께 쓰는데요. 일요일 아침이었던가요. 여름이라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자다가 새벽에 귓전을 때리는 소리에 일어났습니다. 소리의 정체는 현관 쪽에 세들어 사는 제비 가족이었는데요. 아마 어미새가 아기새들에게 밥을 줄 때였을 것 같은데, 밥 달라는 아기새 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방에서 자던 저와 언니가 화들짝 놀라 깨버린 것이죠. 웬만한 핸드폰 알람보다도 효과가 좋겠더라고요.
그 전날엔 꼬끼오- 소리가 지나치게 가까워 슬쩍 나가봤더니 이웃집 청계닭 세 마리가 지붕 위에 위풍당당하게 서서는 울음소리를 뽐내고 있었어요. 고향에 머무는 동안 집의 어느 창을 통하건 제비를 포함한 온갖 새들이 나뭇가지, 빨랫줄, 전깃줄 위에 올라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여기선 탐조 갈 필요가 없구나~" 하다가, 새들이 짹짹거리며 수다스럽게 굴면 "누가 자연이 고요하대~" 하며 씩씩거리는 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요. 자연은 소란스럽더라고요.
왜 $%name%$님께 새 얘기를 한참 하고 있는 걸까요. 저도 자랑하고 싶었나봐요. 제가 나고 자란 곳이 얼마나 자연과 가까운지. 그곳의 비인간동물이 얼마나 다양하고 또 건강한지. 건강한 만큼 소란스러운지. 갈 때마다 눈에 띄게 낡고 작아지는 고향을 보면서 이런 생경함, 그 아름다움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는 고향에 대한 글을 써서 보내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된 것 같지요.
$%name%$님, 계신 곳에서 무탈하시기를 바라요.
다음 편지는 다다음주인 7월 23일, 에세이 한 편과 함께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도브리 드림 |